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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그린원정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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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년 새해 문안 인사드립니다.

저희는 박영석대장의 그린원정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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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남극 멀리서에서도 조국의 구제역 소식에 저희 대원 모두 함께 슬퍼하고 있습니다. 구제역으로 고통받고 계시는 국민들과 축산 농민들께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는 한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탐험가 박영석 대장을 포함하여 총 6명의 각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그린원정대입니다.

본 원정의 목표는 남극대륙을 친환경에너지인 태양광 에너지만을 이용하여 횡단하는 것이며, 이번 도전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세계 최초의 도전입니다.

저희 그린원정대는 12월 16일 남극에 도착하여 12월 19일 자정, 원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저희는 남극을 횡단하기에 가장 적합한 구조의 전기자동차와 트레일러를 자체 개발 하였으며, 약 2달여간의 운송기간을 거쳐 마침내 6명의 대원과 3명의 지원팀 그리고 원정대의 발이 되어줄 친환경 에코모빌이 남극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그간 서양이 주도해온 탐험의 역사에,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세계 그 어느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은 세계 최초의 도전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현지 반응은 매우 놀라워하는 반면 일부는 매우 회의적이며 다소 못마땅해 하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성공가능성도 높게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남극까지의 항공 및 운송은 ALE라는 한 민간 회사에 의해 제공되는데, ALE는 남극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및 구조에 관한 총괄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회사의 대표자는 저희 원정팀과의 안전 브리핑을 위한 첫 만남에서 저희의 원정이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하며, 실패하는 것에 위스키 한 병을 걸겠다고 조롱섞인 말을 던지기도 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첨단 쇄빙선 아라온호는 쇄빙선도 아니라는 비아냥에 분개하며, 저희 그린원정대는 그날 밤, 서양 누구도 하지 못한 이 도전을 반드시 성공시켜 대한민국이 탐험에서도 세계의 중심임을 알리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저희 원정대는 자체 개발한 2대의 친환경에코모빌에 각 3명의 대원과 700kg의 짐을 싫은 트레일러를 달고 이동합니다.

트레일러에는 약 350kg의 솔라패널과 풍력 발전기, 식량 및 기타 짐들이 실려 있습니다.

남극을 방문할 수 있는 기간은 11월부터 2월까지이며, 이 기간에는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백야로, 밤이 없습니다. 원정 시작 후 몇일 안되어, 24시간 언제든 배터리 충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백야를 전제로 한 저희의 계산은 보기 좋게 빗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극은 많은 눈과 얼음으로 뒤 덮혀 있으나, 실제로 사막이상으로 건조한 곳입니다. 또한 눈도 예상만큼 많이 내리지 않으며, 대체적으로 맑은 날씨입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저희 원정시작과 즈음하여 몇 십 년 만에 이상기후가 발생하였으며, 좀처럼 보기 드문 습한 상태가 되어 많은 구름이 발행하였습니다. 또한 ALE가 남극에서 사업을 시작한지 20여년 이상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가장 많은 양의 폭설이 내려 남극이 온통 신설로 뒤덮히게 되었습니다. 원정시작 후 몇 일이 안 되어 이틀에 한 번씩 찾아오는 구름으로 만들어지는 화이트아웃과 강한 눈폭풍을 동반한 블리자드로 인하여 몇 일씩 한곳에 붙잡여 있기를 수없이 반복하였습니다. 태양광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저희 원정의 특성상 맑은 하늘은 저희에게 무엇보다 절실하였습니다.

반복적인 기상악화로 인하여, 원정은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 결국 당초 예상했던 남극 횡단의 계획을 남극점까지로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조금씩 나아져 이동을 재개 하였으나, 20년 만에 내린 폭설은 저희의 이동을 더욱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요철이 많은 사스투르기 지형을 통과할 때는 충격에 의해 여러 장의 솔라패널이 파손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고민을 뒤로 하고, 구름사이로 나오는 한줄기의 빛이라도 배터리에 담고자, 저희 대원 모두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했습니다.

현재 저희는 7-8시간 충전에 하루 서너 차례 이동하고 있습니다. 충전을 위해서는 매번 총 350kg에 해당하는 솔라패널들을 옮기고 설치해야 합니다. 매번 설치에만 약 1~2시간이 소요 됩니다. 블리자드라도 만나는 날에는 에코모빌 및 솔라패널이 눈보라에 완전히 파묻혀 삽과 손으로 눈에 묻힌 장비들을 파내기 위해 전쟁을 치뤄야 합니다. 저희 6명의 대원들은 약 30일간, 60여번의 반복된 설치와 캠프이동을 통하여 현재 베이스캠프로부터 남극점까지 약 1200km 중 총 870km를 이동하였으며, 원정 목표인 남극점까지는 약 330km를 남겨둔 상태입니다.

반복되는 화이트아웃과 블리자드로 인하여 일정이 점점 지연되던 도중, ALE로부터 터무니없는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현지 항공편을 제공하는 ALE에서 당초 2월 10일까지 지원 업무를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저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1월 26일까지 남극점에 도착해야만 베이스캠프로의 항공편을 제공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였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25일, 24일로 일정이 변경되었으며, 식사도 거르며 일정에 맞추기 위해 이동하던 중 다시 한 번 1월 23일로의 일정변경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본 도전의 성공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원정 포기 및 베이스캠프로의 복귀를 권유받기까지 하였습니다.

최종 통보된 날짜까지 9일이 남은 1월 14일, 최종 결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의 기상패턴과 주행 속도로는 일정 내 남극점에 도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결국 이동속도를 올리기 위하여, 남위 85도, 남극점까지 약 500여 km를 남겨둔 지점에서 최소한의 장비와 식량만을 남겨두고 배터리와 솔라패널을 한 대의 에코모빌로 합치는 모험을 감수하게 되었습니다. 중량이 기존보다 약 300kg 이상 증가하여, 언덕이 심한 지형을 통과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에코모빌의 모터나 동력계통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 해야만 했습니다. 1년여 간 함께 땀 흘리며 준비한 2명의 형제를 1대의 에코모빌과 함께 현지에서 약 80km 떨어진 유류 급유기지로 눈물로 보내야만 했습니다. 박영석 대장을 포함한 나머지 4명은 추가 배터리와 솔라패널을 싫고 남극점까지 원정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남극점으로 향하고 있는 박영석 대장과 원정대원, 그리고 에코모빌은 추가 배터리와 솔라패널, 그리고 추가 인원으로 인하여 총 1.4톤에 해당하는 무게로 영하 20~30도의 험한 남극을 더디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ALE에서 통보한 일정까지 약 6일의 시간과 330km의 거리가 남았습니다. 현재 저희가 운행할 수 있는 거리는 하루당 약 60km 정도입니다. 남은 기간 내내 날씨가 좋다면 가능한 일정입니다. 그러나 또 한 번 화이트아웃에 잡히게 된다면 일정내 남극 도착이 어려워 원정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탐험역사가 짧은 동양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세계 어느 누구도 불가능하다고 했던, 생각만 했지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순수 자연에너지인 태양광을 이용한 남극 원정, 그 종착역 남극점이 이제 300여km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린원정대의 탐험 성공이 국민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본 원정을 꼭 성공시켜 대한민국을 세계 탐험역사의 중심에 갖다 놓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젊은 도전정신과 패기가 위스키 한 병에 조롱받지 않도록 세계 탐험가들에게 대한민국을 각인시키겠습니다.

오늘도 저희 원정대원들은 1분 1초라도 아끼기 위하여, 영하 30도에서도 텐트도 없이 썰매 위 쪽잠을 청합니다. 솔라패널을 태양에 맞추기 위해 잠도 안자며 지키기를 수십 번, 솔라패널을 설치하기 위해 차가운 눈 위에 무릎 꿇기를 수백 번, 그러나 저희의 열정과 의지는 남극의 추위에도 식지 않으며 강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저희 그린원정대는 모두가 회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비아냥대며, 냉랭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이들에게 떳떳이 보여줄 그날만을 기대하며 오늘도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묵묵히 달리고 있습니다. 시속 20km/h도 안되는 더딘 속도에도, 가까워지는 남극점을 바라보며, 조국에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기대에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자연을 정복하겠다던 저희의 무모했던 마음은 거대한 자연 앞에 어느덧 겸손으로 바뀝니다.

남극의 녹아내리는 얼음을 보며, 자연은 보호하고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가장 기초적인 진리 앞에 너무나도 부끄러운 저희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반드시 성공하여 돌아가겠습니다.

남은 일정동안 좋은 날씨를 위해 기원해 주십시오.

험한 지형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오늘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젊은 도전정신이 있기에.

항상 우리 뒤에서 태양보다 더 뜨겁게 우리를 비추며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자랑스런 내 조국 대한민국이 있기에,

우리를 성원해 주시는 국민들이 있기에,

바로 이것이 오늘도 저희가 도전을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저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실패는 있어도 포기란 없습니다.

남극점까지 묵묵히, 쉼 없이, 전진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사랑합니다.

박영석 대장 및 그린원정대 일동 올림.

박영석탐험문화재단(02-941-8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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