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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벽에서 여러 루트 연결등반, 알프스 고난도 등반의 새로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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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교류위원회 작성 1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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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북벽 등반에서의 기록 경쟁이 이제는 북벽 한 곳의 최단시간 등반이 아니라 북벽들 여러 개를 연결해 최단시간으로 오르는 기록 경쟁으로 진화한 양상이다. 지난 4월 초 비슷한 시기에 두 건의 등반이 유사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먼저 4일 5일, 필립 브루거(오스트리아)와 니콜라스 호야치(스위스) 2인조가 스위스의 명봉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3대 연봉의 북벽들을 연결해서 15시간 30분 만에 모두 올랐다. 이는 2004년에 율리 스텍, 스테판 지그리스트 2인조가 수립했던 25시간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둘은 새벽 1시에 아이거 북벽 등반을 시작해서, 고전적인 헤크마이어 루트(1,800m)를 시속 294m로 올라 아침 6시 43분에 정상에 섰다. 


아이거 북벽은 셋 중에 가장 어려운 벽이었다. 정상에서는 식음료를 제공하러 서벽을 통해 홀로 올라온 친구와 만났다. 단 5분의 휴식을 취한 뒤, 셋은 신속히 하산해서 묀히 북벽의 라우퍼 루트를 시속 329m라는 가공할 속도로 올랐다. 이 루트에는 ‘어깨 올라서기’라는 뜻의 ‘슐터스탄트’라는 구간이 있는데, 여기 있어야 할 슬링이 사라지고 없어서 잠시 난처했으나 임기응변으로 금세 넘어갈 수 있었다. 


묀히 정상에는 10:55에 올랐다. 셋은 뛰어 내려와서 11:53에 인근 산장의 식당에 들러 관광객들 사이에서 25분 동안 감자튀김을 먹었다. 이어 융프라우 북벽의 라우퍼 루트를 14:07에 시작, 시속 261m로 올라 정상에 16:30에 섰다. 이들은 19~20시간을 예상했는데 그보다 훨씬 빠르게 등반을 마칠 수 있었다. 등반을 마친 이들은 '3대 북벽 연결 등반'을 최초로 감행했던 율리 스텍을 추모했다. 스텍은 2015년 네팔 눕체 등반 중 사망했다. 


한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를 능선을 따라 연결등반하는 기록으로는 2022년 호야치가 아드리안 추르브뤼그와 함께 13시간 8분 49초에 완등했다.


또한, 4월 6~11일의 6일 동안 벵자맹 베드린, 레오 빌롱 등 프랑스 2인조는 아이거 북벽, 마터호른 북벽, 그랑조라스 북벽 등 속칭 ‘3대 북벽’을 연결해 올랐다. 특히 베드린은 산에서 산으로 이동할 때 자전거, 스키, 패러클라이딩으로 이동했다. 빌롱은 차량으로 이동했다. 


둘은 먼저 아이거 북벽을 기존 루트인 헤크마이어루트로 4월 7일 새벽에 4시간 10분 만에 올랐다. 이후 베드린은 패러글라이딩, 스키, 자전거, 도보로 이동해 빌롱과 함께 4월 9일 마터호른 북벽을 슈미트 루트로 5시간 40분 만에 올랐다. 역시 하산 뒤 베드린만은 스키, 자전거, 도보로 120km를 이동해 4월 11일 그랑조라스 북벽에서 둘은 다시 만나 콜튼-매킨타이어 루트로 4시간 20분 만에 정상에 섰다. 


특이한 점은 둘 다 세 봉우리를 등반한 경험이 있으나 이번에 올랐던 노멀루트는 둘 다 올라 보지 않은 루트였다는 점이다. 


베드링은 이 연결등반을 돌아보며, “스포츠 관점에서 보면 아주 대단한 성취는 아니다. 더 짧은 시간으로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쉽지는 않았다. 이런 등반은 알프스에서 미래에 어떤 등반이 가능할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대단히 빠르고 효율적인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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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정면으로 보이는 벽이 북벽이다. 사진 반데르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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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호야치, 필립 브루거 2인조가 아이거 북벽 정상부를 오르고 있다. 사진 존 손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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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린과 빌롱 2인조가 3대 북벽의 첫 번째 과제인 아이거 북벽에서 헤크마이어 루트를 등반하고 있다. 사진 벵자맹 베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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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린과 빌롱 2인조가 그랑조라스 북벽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사진 쿠엔틴 데그레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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