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점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곰 습격으로 일본 등산객 사망

일본에서 곰 습격으로 26세 남성이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의 동부 해안에 있는 산 라우스다케(1,660m)를 두 남성이 등산하던 중, 앞서가던 청년이 곰에게 습격받았다. 피해자는 저항해 보았지만 곰에게 수백 미터를 끌려갔고 결국 사체가 며칠 뒤 수습됐다. 

문제는 곰이었다. 공무원들이 출동해 인근에서 배회하던 암컷 불곰을 사살했다. 이 곰은 인근 유명 온천의 지명을 따서 ‘이와오베츠 맘(엄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곰이었다. 함께 있던 새끼 곰 2마리도 사살했다. 

DNA 판독 결과 청년을 습격한 곰이 맞았다. 이 곰은 그동안 이 일대에서 자주 출몰하며 사람을 공격해 큰 문젯거리였다. 사고 4일 전에 다른 등산객에게 다가왔다가 곰 퇴치 스프레이를 뿌려서 쫓아낼 수 있었고, 사고 2일 전에 또 다른 등산객에게 접근했는데 이번에는 퇴치제를 뿌렸는데도 계속 접근해 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본질은 곰도 사람도 서로를 점점 무서워하지 않는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반적으로 갈색곰은 충분히 잘 먹어서 사람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사람들이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곰 습격 빈도가 최근 십여 년 꾸준히 증가세에 있다. 기후변화로 식량이 충분치 않고 겨울도 짧아졌으며 개발로 인해 서식지도 줄어들면서 인간과의 접촉이 증가한 탓이다. 지난 10여 년 사이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인 삿포로에서도 서식하는 곰 개체수가 증가할 정도다. 

일본에는 불곰과 흑곰 두 종의 곰이 서식하는데, 인간에게 더 위험한 불곰은 홋카이도에만 크게 늘어 1만2,000마리 서식한다. 일본 전역에서 2023년에는 곰 습격 사고가 총 219건, 그중 사망 사건이 사상 최대인 6건으로 보고됐다. 한때 곰 퇴치 스프레이가 품절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다만 최근 야생동물 사냥 허용 규정이 완화되며 정부가 나서서 1천여 마리를 사살하는 등 개체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홋카이도 당국은 등산에 나설 때 항상 곰 퇴치 스프레이를 휴대하고 절대 혼자 다니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일본 등산로에 설치된 곰 주의 표지판. 사진 위키미디어.

이와오베츠 맘이라 불리는 홋카이도의 악명 높은 불곰.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듯해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 마이니치신문.

홋카이도 동북단 소도시에 출현한 불곰. 사진 AFP.

도쿄도의 경찰이 곰 퇴치 스프레이 살포법을 주민에게 교육하고 있다. 사진 아유무 아와사키.